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54. 자가진단 매일 하도록 독려하기
    마리와 일상 2020. 6. 19. 08:56

    한참을 쉬었네요. 딱히 글 쓸만한 것도 생각나지 않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학교에 애들이 안 오니 뭘 하고 싶지도 않더군요^^

     

    최근에는 담임역할을 하면서 조금 짜증나는 일들이 있었어요. 뭔 코로나 자가진단을 매일 아침에 아이들이 하도록 하라는데 모든 애들이 그걸 아침에 일어나서 잘 할리가 없잖아요. 맨날 애들한테 전화해서 깨워서는 자가진단해라 좋게좋게 말하는 것도 한 두번이지 자꾸만 반복되니까 짜증이 난 거지요.

     

    짜증이 난 내 모습을 잘 살펴보니 아이들이 알아서 잘 해주었으면 하는 기대감과 귀찮은 것을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고, 자가진단이 쓸 데 없는 거라는 생각도 있더군요. 

     

    아직은 짜증이 조금 나는 정도지만 이게 반복되면 화까지 나게 되겠죠. 그리고 분명히 저는 화를 낸 후에는 찝찝한 마음이 계속 있을 거란 말이예요.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예전에 문제의 정의에 대해서 살펴본 적이 있었죠? 오늘은 그걸 한 번 적용해보죠.

     

    문제 = 현재상태와 바라는 상태의 차이

     

      현재상태 바라는 상태
    1 짜증이 남 평화로움
    2 자가진단을 안 하는 아이들이 매일 여러 명 있음 자가진단을 모든 아이들이 매일 함
    3 내가 매일 독려해야 해서 귀찮음  
    4 .  
    5 .  
    6 .  

    엥? 현재상태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문제의 해결책도 다양하게 나올 수 있겠네요.

     

    1. 만약 현재상태를 내가 짜증나는 것에 초점을 두고 본다면 짜증이 해소되도록 하면 되겠군요. 마음비우기를 한다든지, 일기를 써본다든지 하는 식으로요.

    2. 아이들이 자가진단을 하는 행동에 초점을 두었을 때 내가 바라는 상태를 보면 사실 비현실적인 느낌이 드는군요. 모든 아이들이 매일 무엇을 한다는게 과연 가능하기나 한 걸까요? 아마 이래서 제가 짜증이 나는건가봐요.

    3. 매일 독려해야 해서 귀찮다는 것에 초점을 두면 다양한 해결책이 있을 것 같아요. 

       1)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독려하도록 한다.

       2) '매일' 말고 이틀에 한 번이나 일주일에 한 번만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다.

       3) '귀찮음'은 역시 마음비우기, 만남일기 등으로...

     

    흠.... 이쯤 보니 감정에 대해서는 마음비우기를 하는 것이 좋겠는데 현실적으로 모든 아이들이 매일 자가진단을 해야 하는 것은 변하지 않으니 그걸 어떻게든 해결해야겠군요.

     

    모든 아이들이 매일 자가진단을 하도록 하려면 아이들이 이것을 하고 싶도록, 또는 해야 하도록 머리를 굴려봐야겠어요.

     

    우선 이것을 하고 싶도록 하려면 하고 났을 때 아이들 기분이 좋아지면 어떨까요? 보상이 주어지는 거죠. 칭찬이나 쿠폰, 또는 먹는 것으로?

     

    반대로 이것을 해야 하도록 하려면 안 했을 때 아이들 기분이 나빠지게 만드는 거죠. 벌을 받거나 잔소리를 듣는 것?

     

    절충안을 생각해볼 수도 있겠어요. 이런 건 어떨까요? 일주일 동안 담임을 귀찮게 하지 않고 알아서 꾸준히 한 아이들은 보상을 받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좀 귀찮지만 심각하지는 않은 무언가를 하는 것으로요.

     

    아, 좋아요.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사실 우리반 24명의 아이들 중에서 16명 정도는 제가 얘기를 하지 않아도 제대로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면 이렇게 하죠. 일주일 동안 저를 귀찮게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쿠폰을 하나씩 지급하겠어요. 쿠폰을 잘 모아서 한 학기 끝날 때 작은 선물을 추첨해서 주는 것으로 하죠.

     

    미국 아마존에서 구입한 쿠폰 티켓. 똑같은 번호가 쌍으로 인쇄되어 있어서 하나는 내가 가지고 다른 하나는 학생을 주었다가 나중에 추첨을 하여 선물을 준다.

    그렇다면 저를 귀찮게 한 학생은 어떻게 할까요? 무언가 좀 귀찮으면서도 유머러스한 것이 없을까요? 아하~ 생각났어요. 자가검진을 10시까지 하지 않은 학생은 벌칙으로 우선 담임 선생님인 나에 대한 칭찬을 단톡방에 올리도록 하면 좋겠어요. 그렇게 하면 저도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요.

     

    좋아요. 이제 만족해요.

     

    오늘은 제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글을 써보았어요. 문제의 정의, 현재상태와 바라는 상태, 해결책 모색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보는 거죠.

     

    그런데 이러다가 자가진단결과보다 아이들칭찬을 듣고 싶어지는 거 아닐까요? 하하하^^

    '마리와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53. 학교폭력예방교육 공연  (0) 2019.11.26
    51. 피아노의 유래  (0) 2019.07.01
    50. 글씨쓰기 연습  (0) 2019.06.28
    48. 자동차 15년 타기  (0) 2019.06.28
    47. 아이들을 인정하고, 이해해주세요.  (0) 2019.06.11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