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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4. 열혈사제를 보면서 느낀점
    마리와 일상 2019. 2. 25. 21:49

    SBS 드라마 ‘열혈사제’를 보면서


    요새 열혈사제를 재미있게 보다가 인상 깊은 장면이 나와서 글을 써 보아요.

    이 신부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편의점에서 알바하는 청년과 외국인 노동자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면서 뭔가 마음을 울리는 것이 있었어요.

    이 외국인 노동자는 동네 건달한테 놀림을 당하고 맞고 사는 불쌍한 사람인데, 생각해보자면 자신의 힘을 키우고 목소리를 내야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 외노자는 그럴만한 힘은 없고 아마도 그동안 쌓여왔던 상처를 어루만져 주시던 이 신부님에게서 위로를 받았나봐요. (드라마를 다 보지 않아서 편의점 청년은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르겠고요.)

    그 장면을 보면서 탁! 무릎을 쳤답니다.

    우리가 학생들을 바라볼 때에도 답답하고 안스러울 때가 있지요.

    ‘쟤는 왜 저렇게 친구들한테 구박받고 살까? 나도 어린 시절에 저랬었는데 내가 나서서 도와줘야 되지 않을까?’

    ‘쟤는 억울하지도 않나? 왜 맨날 혼자서만 청소를 하지?’

    이렇게 힘든 학생들을 보다 보면 안스럽다 못해 답답해서 내가 먼저 ‘악을 물리쳐준다’는 느낌으로 문제를 해결해보려고도 해요.

    그런데 드라마를 보니까, 어쩌면 이 여린 학생들의 마음을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위로해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큰 힘을 얻고 자기 나름대로 힘겨운 인생이라는 싸움을 계속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새삼 마음비우기, 입으로 듣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네요.

    칼 로저스 님의 저서에는 이런 말이 나오더라고요(원서 읽는 실력이 아직 부족하여 내용이 좀 다를 수는 있지만…)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힘이 있냐고 물을 지도 모르겠어요. 그게 상황을 어떻게 바꿀 수 있다는 건지 질문을 많이 받았지요. 저는 이런 비유를 들고 싶어요. 지하감옥에 홀로 10년 동안 갇혀 있는 사람이 있어요. 음식은 기계가 자동으로 갖다주는데 사람의 발소리는 들을 수가 없었어요. 언제 탈출할 수 있을 지 알 수 없는 암담하고 외로운 이런 상황이 10년이나 계속 되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똑똑’하는 노크 소리가 들렸어요. 말 소리는 전혀 들을 수 없었지만 옆 방에 사람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나 큰 위안이 되었죠. 이제 이 사람을 살아야 될 이유가 생긴거예요.

    어쩌면 우리 교사들은 이렇게 힘든 인생을 겪고 있는 학생의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어요.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려 하지 말아요. 그 학생은 또 다른 문제를 만날 거예요.
    조언을 해 주려고 하지 말아요. 그 학생이 그 조언대로 했다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실망하고 힘이 빠질 수도 있어요.

    옆에 있어주세요. 그의 말을 듣고 이해하려고 해주세요. 자신의 힘든 시련을 스스로 극복하고 기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교사의 마음리더십 블로그]https://maumleader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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