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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학급 내 갈등 중재 두번째 이야기(칭찬)마리와 일상 2018. 12. 19. 09:54
지난 번 글을 올린 후에 새로운 상황이 발생했답니다.
종례 후에 관련된 아이들이 함께 찾아와서 자기들끼리 한 번 풀어보겠다는 거예요. 오호! 내가 손을 안 대고 해결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일 아니겠어요? 그래서 한 번 잘 해보라고 격려를 했죠.
그래도 염려가 되는지라 창문틈으로 가끔 살펴봤더니 꽤 심각해보이더라고요. 30분쯤 지난 뒤에 또 걱정이 되어서 교실로 가는데 무슨 귀신 울음 소리 같은게 들리지 뭐예요? 깜짝 놀라서 살펴보니 재밌다고 끽끽대며 웃는 소리였어요.
문을 열고 들어갔지요.
"너희들 얘기가 잘 되었나보다"
"네, 선생님 저희 다 해결했어요."
"정말 대단하다. 어른들도 하기 힘든 걸 해냈네!"
"그러면 선생님 배고픈데 짜장면 사주세요!"
"내가 왜 짜장면 사주냐. 그건 너희 담임한테 사달라고 해라. 대신 내가 초콜렛 줄게"
갈등중재 사안은 이렇게 끝이 났어요.
그런데 저는 집에 가서 다시 이 일을 생각하자 아쉬움이 남았어요. 갈등해결을 잘 해냈는데 "정말 대단하다"말고 좀 더 특별한 칭찬으로 아이들을 살릴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칭찬은 다음에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다시 한번 시도해볼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기능도 있지 않나요?
교사의 마음리더십에서는 사방칭찬 기술을 안내하고 있어요. 네 가지 방식으로 칭찬을 해서 칭찬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거죠. 제가 다시 어제 상황이 된다면 다음과 같이 칭찬해볼 거예요.
사실칭찬 - 이야~ 너희들끼리 30분만에 마음을 풀어냈구나!
성품칭찬 - 그런걸보니 너희들이 사실은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참 넓다.
영향칭찬 - 너희들의 그런 모습이 선생님을 정말 흐뭇하게 만드는구나!
질문칭찬 - 그런 배려심과 넓은 마음을 어떻게 가질 수 있었던 거야?
"정말 대단하다"도 좋긴 했지만 사방칭찬 기법대로 칭찬해주었으면 아이들도 기분이 좋고 저와의 관계도 더욱 좋아지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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